[이슈+]"왕서방 집에 韓가전 놔줘야겠어요"…쌍춘년에 온 특별한 '큰 손'

입력 2015-02-22 08:49  


지난 14일 중국인 정지팡(?吉芳·49), 왕페이(王?·27) 모녀는 두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 해 처음으로 한국에 방문했을 때는 고궁을 둘러보고 남대문 맛집을 찾았지만 이번에는 계획이 다르다. 다음 달 결혼을 앞둔 딸 왕씨의 혼수용품을 구입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15일 오후 이들이 찾은 곳은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8층 가전·생활용품 매장이다. 이날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모녀의 장바구니에 담긴 제품은 60만원대 쿠쿠 전기밥솥과 45만원짜리 휴롬 원액기, 40만원대 브라운 면도기 등이다.

정씨는 "딸의 결혼을 앞두고 품질 좋은 것으로 입소문난 한국 가전을 선물해주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며 "중국 예비부부들에게 한국 밥솥, 원액기, 로봇청소기 등은 갖고 싶은 혼수 목록"이라고 말했다.

◆ 쌍춘년 맞은 中 예비부부 '큰 손'

쌍춘년(雙春年)을 맞아 중국 예비부부 '큰 손'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

쌍춘년은 입춘이 두 번 들어있는 해를 말한다. 한국, 중국 등에선 쌍춘년에 결혼하면 부부가 백년해로하고 다복하다는 얘기가 있다. 올해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결혼 수娥?대폭 증가하면서 혼수 구입차 한국을 찾은 요우커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롯데백화점이 지난 1월 23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한 '롯데 웨딩페어'에서 요우커 대다수가 사용하는 은련카드 매출은 품목별로 지난 해 행사 기간 대비 100~125% 급증했다. 가전 매출 신장률이 125%에 달했다. 가구는 120%, 주방 및 식기는 100% 각각 뛰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가전·가구 부문에서 요우커의 비중이 크진 않지만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해당 기간 롯데백화점은 '큰 손'으로 자리잡은 중국인 웨딩고객을 대상으로 리무진 픽업서비스, 인기 혼수상품 쿠폰 발행 등의 프로모션을 진행키도 했다"고 설명했다.

웨딩페어 행사가 끝난 후인 15일에도 백화점 가전·생활용품 매장에는 전기밥솥, 청소기, 식기 등을 구입하려는 요우커들로 발딛을 틈이 없었다.

특히 본점 8층과 11층 등 세 곳에 위치한 쿠쿠 전기밥솥 매장에서는 신제품 밥솥이 줄줄이 진열대에서 자리를 비웠고, 매장에 배치돼 있는 중국인 직원은 쉴새 없이 제품 기능에 대해 설명했다. 매장 한 곳에서는 하루 평균 50~60대의 전기밥솥이 판매되고 있으며,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48만3000~66만3000원짜리 신제품 3종이다.

한국 전통 식기에 대한 수요도 높았다. 중국에서 부귀영화(富貴榮華)를 뜻하는 목단이 그려진 유기그릇 7첩 반상과 술 주전자 등이 혼수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한 매장 직원은 "한국 가전이나 식기를 찾는 중국인들의 혼수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다"며 "운송료가 많이 드는 대형 가전이나 가구를 제외한 청소기, 면뎠? 밥솥, 식기 등을 신제품 위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 1인당 250만원 지출…쇼핑 목록 변화

올해 이같은 중국인 혼수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중국 최대 소비 성수기인 춘제(春第) 연휴기간 동안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춘제 연휴 동안 한국을 찾는 중국인 여행객이 약 12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국 관광객의 유치 목표를 전년 대비 17.5% 증가한 720만명으로 정하기도 했다.

이들의 지난 해 평균 소비지출액은 1인당 2270달러(한화 약 248만원)로 해마다 1인당 구매 단가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전체 관광객 평균보다 38% 높은 수준이다.

요우커의 구매 단가가 높아진 이유는 쇼핑백에 담는 품목이 패션, 액세서리, 먹을거리에서 가전, 가구, 생활용품 등으로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요우커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바링허우(八零後)' 세대가 구매 단가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바링허우 세대는 덩샤오핑 전 중국 국가주석이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을 시행한 이후 1980년대 태어난 세대다. 이들이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면서 혼수 수요가 크게 높아진 것.

최지희 수원과학대 국제경영과 교수는 "유행에 민감한 바링허우 세대는 한국 가전뿐 아니라 한국 출산 및 육아 용품도 사들이는 유통업계 '큰 손'으로 부상했다"며 "이들을 중심으로 요우커 수가 매년 증가하면서 한국에서 구입하는 품목도 더욱 다양해질 ?quot;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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